코로나19 특수 즐긴 맨해튼 세입자들, 다시 외곽으로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맨해튼 고급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계약한 세입자들이 다시 뉴욕시 외곽으로 떠날 채비에 급급한 상황이다. 각종 프로모션으로 기존 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에 들어갔던 세입자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맨해튼 머레이힐 ‘아메리칸 카퍼 빌딩’ 아파트로 이사한 한인 직장인 강(31)모씨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 렌트 계약을 앞두고 바쁘게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매월 2100달러를 렌트로 내고 있는 강씨는 최근 아파트로부터 리스 재계약 시 61% 증가한 월 3400달러를 내야 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번쯤은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며 현재 자신이 내고 있는 렌트와 비슷한 가격대의 외곽지역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는 뉴요커들이 늘고 컬럼비아대·뉴욕대(NYU) 등 맨해튼 일대 대학이 대면수업을 재개하면서 맨해튼 일대 렌트 수요가 증가한 반면 공급은 줄어 시장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중개업체 코코란 그룹에 따르면 지난 9월 맨해튼 내 활성 렌트 매물은 5608건으로 지난 8월 대비 25%, 전년 9월 대비 68% 감소한 수준으로 매물이 급락했다. 지난 15일 뉴욕포스트가 부동산 정보업체 스트리트이지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맨해튼 렌트 중간값은 3050달러로 전년 동기 2960달러보다 90달러 올랐다. 팬데믹 전인 2019년 3분기의 3500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렌트 가격의 오름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맨해튼 렌트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12개월 렌트 계약을 하면 최대 3개월 컨세션(렌트 무료 추가 기간)을 제공하던 프로모션 등 각종 할인 혜택도 사라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렌트계약을 한 세입자 중 42.8%, 10명 중 4명 이상이 할인, 컨세션 등의 프로모션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021년 3분기에는 그 비율이 22.4%로 급감했다. 심종민 기자